발달장애를 가진 엉뚱이가 대학까지 졸업하다니, 의아하시다고요?
저 졸업합니다! 진짜 하고요.
(안 궁금하실 거 알지만) 엉뚱이의 대학생활이 궁금하시다면 [Dairy] 클릭!
저처럼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들도 자신의 재능을 발견해서 잘 훈련하면
대학도 다니고 졸업도 할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든 어디에서든 지금까지 ADHD성향을 가진 아이들을 판별할 때,
과잉행동 우세형 아이들만을 ADHD로 판정하고 치료해왔던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ADHD라고 하면 안 믿는 사람이 종종 있어요.
뭐, 대부분 "니가?" -여기선 "네가?" 라고 맞춤법을 맞춰서 쓰면 그 맛이 살질 않더군요. ㅋㅋ-
혹은, "에이~ 그 병원 사이비 아니야?" 등등(혹은 그보다 더 심한;;)의 반응을 보이기 일쑤지요.
특히나 과잉행동 우세형만을 경험해 온 사람들은
소극적인 ADHD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요.
ADHD는 우리말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ADHD의 유형은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과잉행동 우세형 2. 주의력결핍 우세형 3. 혼합형
요렇게요 :)
그렇기 때문에 과잉행동만을 ADHD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지요.
[저도 이걸 인지하고 인정하는데만도 반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ㅜ_ㅜ]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살짝 하자면..
저는 발달장애 중에서도 불안장애가 70%를 차지하고 있고,
ADHD 성향으로선 과잉행동 우세형이 아닌 주의력결핍 우세형에 가깝습니다.
자라온 환경인지 아니면 원래 성향인지는 저도 잘 모르기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어렸을 때 형성되어야 하는 친밀감이나 안전감들이 결핍되었던 기억/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불안장애가 도드라지게 나타난 것 같고요.
여하튼!
ADHD,발달장애 [사실 이 단어를 사랑하진 않습니다만, 일반적인 명칭이므로]를 가진
아이들도 관심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재능을 발견해서 훈련하면 그 누구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편견과 나도모르게 가진 선입견, 색안경을 거둬주세요.]
지금부터는 제가 대학생활을 하면서 도움이 되었던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 원하시는 분만 요 아래 버튼을 클릭! :)
ADHD, 대학생활 잘하기,
ADHD, 대학생활 Tip!
여러 가지 Tip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제 삶을 반추했을 때 효과적이었던 방법을 몇가지 소개할까 합니다.
1. 매일의 생활을 규칙적으로 만들고, 시간표 만들기
저는 매 학기 시간표를 만들어서 다녔는데요. 대학생활의 특성상 모든 수업을 본인이 계획해야 하고, 구성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 때는 제가 발달장애인 것을 몰랐을 때였지만, 어찌 알았는지 기특하게도 ㅋㅋ] 저는 매 학기 시간표를 만들어서 다녔습니다. 약간 고등학생 삘이 좀 나긴 하지만, 아침부터 수업을 꽉꽉 채워서 들었어요. 욕심도 많았던 이유기도 했지만요, 쨌든 그 덕분에 [자의든 타의든] 매일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 일정해졌고, 학교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곳 저 곳 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을 누리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대학에 다닌지 3개월만에 [약 한학기도 채 되지 않아] 학교의 모든 행정부서, 건물 이름들을 잘 알게 되었어요. 때문에 여러 가지 돌발상황에도 잘 대처할 수 있게 되었죠. 혹, 수업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다음주에 수업에 갔는데 급하게 강의실이 바뀌었던 경우에도 당황하지 않고, 잘 찾아갈 수 있었던 것도 그 예가 되겠네요 :) 그러다 보니 학교에 대한 애정이 생기고, 자부심을 가지며 다닐 수 있어 그 누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에 작은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감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대학생활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고요.
2. 리포트, 될 수 있으면 학교에서 끝내기!
[그 때 그 때 떠오르는 아이디어 적어놓기. 마감시한은 남들보다 이틀 빨리!]
대학생활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리포트! 저도 리포트 숙제를 받으면 늘 '다음에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미루다 과제 제출일에 깜빡하고 제출을 하지 못하거나 미루는 습관으로 리포트를 제대로 작성해내지 못해 최종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던 적이 있었더랬죠. 그래서 저는 리포트를 될 수 있으면 모두 학교에서 끝내려고 노력했어요. 좀 무겁긴 해도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바로 그 자리에서 자료를 찾고, 리포트를 시작해놨던 것 같아요. 그럼 나중에 시작한 것이 있어서 마무리는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ㅋㅋ
사실 리포트를 쓰기까지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풀어내는 것에, 시작하는 것에 익숙치 않아서 처음에는 꽤 어려웠었는데요. 생각을 머리로만[!] 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글로 적고 혹은 그림으로 그려놓으면 나중에 글의 흐름을 쉽게 잡을 수 있었지요. [그러다 보니 아이디어는 많은데 정리가 안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긴 했지만요..ㅜ_ㅜ]
사실 저는 두뇌를 두개로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은데요. [사실 지금도 한 쪽으로는 타자를 치고 글을 이어가고 있지만, 또 한 쪽으로는 오늘 오후에 있을 면접을 생각하고 있거든요. 가능해요. 호호] 동시에 두가지 생각이 가능하다보니 사람들과 말을 할 때면 제가 그들에게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때가 있어요. [뭐, 이건 나중에 또 다룰 예정이니.. 여기서 이만^^;] 쨌든, 하고 싶었던 말은 일상생활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리포트 아이디어나 과제와 정 반대의 일을 하고 있다가 번뜩 떠오른 것들을 그 때 그 때 적어두고 활용하면 좋았었다는 것이지요. ^^;
아이디어를 적어 놓고 시작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부터 마감시한을 남들보다 이틀 빠르게 잡았어요. 그렇게 되면 리포트를 쓰고 나서 다른 이에게 첨삭을 받을 시간도 생기고, 이틀 빠르게 잡은 마감시한 덕분에 리포트 초치기는 많이 면할 수 있게 됐지요. 제 때 제출할 수 있게 됐고요. :)
어쩌면.. 우리가 끄적여 놓은 메모들을 누군가 정리해주는 사람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저는 감사하게도 말이나 글을 비교적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훈련들을 했었기에 쉬웠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써놓은게 메모라면 누군가 정리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건 작품이 될 수도 있거든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많은 성향의 사람들이라 더 그래요 :)
아무튼! 리포트는 될 수 있으면 학교에서 끝내고, 안되면 틈틈히 적고 개인적으로라도 마감시한을 빨리 잡아 놓으면 아무 일 없이 무사 패~쓰!
3. 대학에서의 인간관계, 가방을 편히 둘 수 있는 곳을 마련하세요!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들은 사회적응을 할 때,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는 경우가 종종 생겨 인간관계에 위축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교우관계나 인간관계가 뒤틀리고 나면 자신에 대한 자존감도 떨어지게 되는터라 자칫하면 학교생활을 정말 외롭게 하게 될 수 있어요! 저는 내성적이면서도 겉으론 외향적인 터라 입학하자마자 학교 교목실 성가대에 지원했어요. 학교가 미션스쿨이었는데다 제가 종교를 가지고 있어서 더 쉬운 결정이었는지 모르지요. 하지만, 이 방과 후 활동이 제 학교 생활의 활력이 됐고, 지금도 그 관계를 유지하며 대인관계의 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어요. 이 곳에서의 성공경험이 다른 곳에서도 도움이 되어 관계를 시작할 때의 두려움이나 망설임이 조금씩 해소되더라고요. 공강시간이나 급히 해야할 일이 있는데 마땅히 머물 곳이 없을 때도 늘 열려 있는 이 곳 덕분에 좀 더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4년, 아니 6년의 삶을 꼼꼼히 정리하면 좀 더 많은 Tip이 있겠지만, 제가 가장 도움을 받았던 부분인지라.. 몇가지 안되지만 나누어봅니다.
[사실 수업시간에 겪는 어려움들도 많이 있지만, 제가 특별히 적용해봤던 방법들이 없어서..ㅜ_ㅜ 잘 알려 드릴 수 있는게 없어요. 뭐 간단하게는 수업시간에는 무조건 앞에 앉기, 교수님께 모르는 부분 메일로 질문하기, 시험기간에는 집중 잘 되는 시간에만 공부하기 등등이 있지만.. 성향마다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다르므로.. 살짝 접어둘까 해요. 뭐, 혹시 대학 시험기간이 되거나 정말 좀 더 생각을 정리하고 나면 그 때 좀 더 풍성하게 나눌게요! :)]
ADHD,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으신가요? 혹 그런 자녀를 두셨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좀 더 기발하고, 생각보다 좀 더 똑똑한 아이들이니까요.
피카소, 모차르트도 모두 ADHD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는 건 다 알고 계실테니까 더 말씀 안드릴게요.
믿고,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응원해주세요. 그럼, 저처럼 학사모 씌워드리는 날도 올거예요 :)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하고 안락한 내가, 우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Go for 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