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ADHD, 엉뚱이의 희망살기

연휴 이후 글 올리네요^^

주의력 결핍 관련해서 심리치료 혹은 상담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느끼는 점 중 하나는 검사 자료와 실제 증상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물론 많은 케이스를 보다보면 직관적인 감은 옵니다. 하지만 그 느낌을 잘 모를 경우에는 상당히 혼란을 초기에 많이 경험했는데 이 부분은 좀 학술적인 부분이라 이번 글은 좀 어렵더라도 험한 ADHD의 길을 가기 위한 훈련이라고 생각하시고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일전의 약물 관련 글에서 주의력 결핍의 기전에 대해 지껄이는 학자들이 많다고 말씀드렸는데 정신의학이 가지는 특성도 해당이 되는 부분이 좀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정신의학은 기본적으로 의학이 되고 싶은 의학인 특성이 좀 있으며 그래서 어떤 원인(병리학이라고도 하죠)을 환원론(손에 잡히고 보이는 것으로 설명하는)적인 측면에서 무의식중 찾고 싶어하지만 정신 혹은 심리라는 단어가 붙는 현상에는 사실 그 원인을 아주 specific하게 찾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어떤 세포 수준의 원인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그냥 암이나 골절 처럼 신체적인 요인이 명확한게 아니라 소위 말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그 모습을 달리하기 때문에 뭐라고 병명을 갖다 붙여도 깨림찍함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신의학에서의 진단이라는 것은 겉으로 관찰되는 요소들을 통해서도 분류를 하기 때문에 그 기전이 전혀 달라도 겉으로 들어나는 행동이나 모양만으로 보면 같은 진단명이 붙기도 합니다. 또 이러한 사실 때문에 질병disease라는 진단명이 아닌 장애disroder라는 말을 씁니다. 그런데 이런 논점이 최근 나름 첨예하게 싸우는 영역 중 하나가 ADHD입니다.

 여러분이 병원을 가면 당연 의사샘들은 ADHD를 일종의 뇌의 발달적인 미성숙이란 개념으로 설명할 것이거나 뇌화학적인 설명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학자들은(심리학자나 진화심리학자 중) 생물학적인 측면 보다는 일종의 문화나 문명 혹은 시대적인 상황과 연관된 습성이나 사회 문화적인 요소로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쩜 진실과는 상관 없이 서로 쳐 싸우는데 이 부분은 치료나 진단이나 와는 다소 다른 영역의 문제인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좀 삼천포로(제 사고의 특징이라...), 암튼 그럼 이것이 성인 ADHD와 무슨 연관이 있는가 하면, 제가 상담이나 검사를 해보니 기존의 알고 있던 집중력의 어려움이라는 설명이 맞지 않는 분들이 있고 이 부분들은 둘이 대화하듯한 상황에서의 집중력 검사에서는 큰 문제가 없거나 혹은 너무 잘해서 성취가 오히려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의사 샘은 이런 분들을 설명할 때 지능이 좋은 주의력결핍이다 뭐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집중력이라는 표현보다는 좀 상위의 실행기능이라는 영역에서 보면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키는 일은 잘 수행하는데 자신의 추진하고 성과를 내는데는 어려움이 많고, 계획을 잘 세우지 못하거나 혹은 너무 잘 세우지만 실천하지 못하거나 혹은 일은 잘 하는데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한다든가 하는 소위 말해 뇌 기능 중 고급기능의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직장에서는 중간관리자 이상의 일을 할 경우 어려움을 경험하기 시작하며(물론 일 자체가 누구에게나 어려운 위치죠 허나 특히 더 기능이 팍 떨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가정에서는 가장이나 부모으로써의 역할을 해야 할 경우 어려움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작은 집중력과 큰 집중력으로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즉 작은 집중력은 그야 말로 집중에 해당하는 부분이며 큰 집중력은 마치 이런 작은 집중력이 모여서 삶의 큰 흐름과 상위의 기능을 실행하도록 하는 고차적인 집중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성인 ADHD인 분들은 사실 큰 집중력의 문제 때문에 삶의 행복을 찾지 못하는 분들이다 뭐 이런 잠정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