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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20 [성인ADHD][사회적응기] 나의 '이상적'인 모습을 내려놓으며, 2




안녕하세요. 엉뚱이입니다. :D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네요.

오늘, 아침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통에

전 평소보다 출근 길이 너~무 길었던 날이예요.

(평소라면 서울까지 40분이면 도착하는데

1시간 20분이나 걸려서;;)


아침부터 고된 출근으로 지쳤었는데, 

근처에 있는 친구와 함께 점심 먹고나서 

다시 재충전했어요. ^^


.. 참 재미있죠?

몇 년전만해도.. 아니, 몇개월전만해도..

하루 시작이 고되거나 생각대로 되지 않던 날이면 

하루 종~일 화도 내고 분노에 쌓여서 

얼굴은 울그락 붉으락 푸르락,

소위 말하는 '멘붕'에 빠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었는데.. (뭐 요즘도 종종 그렇긴 하지만도-ㅎ)

'밸런스'에 대한 내공(?)이 좀 생겨서 그럴까요? 

하루의 시작이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아도,

조금 지각하며 회사에 늦더라도, 

'괜찮다.' 하며 넘길 수 있는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괜찮다"의 미학'은 일년 반 정도 한 곳에 출퇴근 하면서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다는 걸 배웠기 때문일거예요.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화가나고 분노하게 되는 것이 사람입니다. 

다만, 그 감정을 어떻게 분출하고, 다루는지의 여부가 

사회성 여부의 중요한 키가 되는 것 같구요.

제게 부족했던 부분, 발달이 더디었던 부분은 바로 그 부분이었고, 

힘들어도 자꾸 마주하고 다뤄보니, 이제 조금은 깊은 감정을 털어버리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간이 빨라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이 시간을 보내면서

"왜? 나는 이렇게 분노하는가?"

"무엇이 나를 이렇게 분노하게 하는가?"를 계속 추적했었는데요. 


여러 가지 이유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가라앉기를 반복했지만, 

계속해서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미련을 두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부족한 내 모습을 인정하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유가 생뚱맞다고요? ㅎㅎ

눼눼, 그렇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ㅋㅋ



다시 생각해보면요, 

전 버스를 놓친게 화가 나는게 아니라,

덜렁거리고 실수하다가 버스를 놓쳐버린 

혹은, 계획을 촉박히 잡고 예측하지 못했던 제가 싫었던거고..

생각대로 착착착 진행되지 않아 화냈을 땐

별거 아닌 일로 화를 내는 제가 싫었던 것 같아요.


이상 속의 내 모습은 능력있고, 뭔가 완벽한 모습인데 

그렇지 않을 때가 왕왕 발생하니까.. 

그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고 분노했던거죠.

실수하는 모습의 나도 나이고, 덜렁대고 엉뚱한 것도 나인데 말이죠.


그런데요, 내가 나를 사랑해주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사랑해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물론, 지금도 저는 스스로를 사랑해 본 적이 별로 없어서 아직도 잘 못해요. 

나에게 관대해보지 못해서, 남을 수용하고 포용하는 건 더 못해요.


그래서 한가지 더 배우고 훈련한 마음은

'그럴수도'였습니다.


'그럴수도'의 마음, 궁금하시죠? 

오늘은 시간 관계상, '그럴수도'에 대한 깨달음은 

다음에 이어서~*


치료 5년차, 아직도 가야할 길이 앞에 펼쳐져 있으니..

오늘도 꿋꿋하게 걸어가 보려고 합니다. ^^


다들 좋은 밤 되세요 :)




Posted by 이상한 나라의 엉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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