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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17 [이상한 나라의 엉뚱이] 졸업,

2005년 대학에 입학해서 2년간의 휴학을 마치고..
2011년 드디어 졸업.
(졸업준비위원회에서 명단을 확인하지 못할 정도였으니;
나도 참.. 여대에서 6년, 많-이 버텼다. ㅋㅋ)


졸업식 전 날, 졸업반지며 학위복이며 이것 저것 받고 나니
'이제 정말 졸업이구나!' 싶다.

난 아직도 갈 길이 멀었지만,
그래도 학부를 마쳤다는 것이 내심 뿌듯하다.
4년간, 그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빡빡한 스케쥴 속에서도
이렇게 잘 버텨내고, 대학에서의 4년을 마무리 한다는 것이
다른 어떤 이에게는 그저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굳이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없을 수 있는 의미지만)
내게는 무언가 하나를 마쳤다는 것이 그저 놀랍게 다가올 뿐.

갓 입학했던 새내기로의 나는
내게 주어진 4년이라는 시간을
그 누구보다 꽉꽉 채우고 싶었다. (아이코, 욕심도 많다-)

그렇게.. 1학년 2학기부터 시작한 전공 수업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3학년 수업을 챙겨들었다.
(어떻게 보면, 그 때가 가장 열의가 있었고,
가장 잘 배운게 아닌가 싶다. 그 때 배운게 아직도 생각나는 것 보면..)
그렇게 시작한 전공수업은
내게 '용감한 1학년'이라는 별명을 주었다.

2학년 때부터 시작한 복수전공..
'타과생'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복수전공 수업을 듣는 시간은 치열했다.
듣는 수업마다 늘 사람이 많아 욕심많은 내가
B+에 만족해야 했지만, 그래도 배울 걸 배웠으니 감사할 뿐.
(뭐 주전공자에 비할바 아니겠지만서도-)

3학년 때부터 시작한 부전공..
"세계를 보는 안목을 넓히고 싶어요!" 라는 명목하에
시작하게 된 국제학은 내게 드넓은 시야를 선물했다.
4학년 1학기까지 무려 21학점을 들으며 고군분투해야 했지만,
마지막까지 부전공을 포기하지 않은 내가 참 대견하다.
덕분에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욕심쟁이 엉뚱이, 그 욕심이 어디 갈리 없다.
수업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았던 나,
학교 성가대, 학회, 근로장학생 (후에는 인턴장학생으로 명칭이 변경^^)
학생회, 동아리, 학교 홍보대사, 외부 기업 인턴.....
지금 생각해보면 그걸 다 어떻게 했나 싶지만,
일을 혹은 내 주변을 분주하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내 특성 상
'힘들다, 힘들다'를 입에 달고 살았음에도 꾿꾿히 끝냈다.
(ADHD의 특징; 자극을 추구하기 위해 일을 벌인다!)

그래서 더 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것 같다.
문을 살짝 열어두었을 뿐인데 우르르 몰려오는 손님들처럼-
어쩌면 지금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지도 호호.

이보다 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대략 정리하면 나의 대학생활은 이렇게 정리될 듯..

사실, 머릿속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 속을 채우고 더 성장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들이 말하는 소위 "스펙"조차 갖추지 못하고 졸업하는지도 모른다.
좋은 학점도, TOEIC 점수도, 이렇다 할 기업 연수도.. 없으니 말이다.
세상이 보기에는 실패자 일지 모르나 난 그냥 부족한대로 두고 싶다.
혹, 그간의 대학생활에 아쉬움이 남았다면, 평생 채워나가면 되지, 뭐.


아, 드디어 졸업이다! 아직 더 많이 자라야 하지만,
두려워 하지 말자, 내가 만나게 될 모든 문제를..


엉뚱이 졸업합니다. :)
 



Posted by 이상한 나라의 엉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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