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잠깐 언급했던게 "객관적"인 판단이 잘 안된다는 거였지요. 특히나 시간관념이 남들과 달라 업무를 진행하고 마무리 함에 있어서나 이동시간 계산에 있어서도 객관적인 판단이 어렵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요로한 "남다름"이 부정적인으로는 수업시간에 지각을 한다든지, 업무의 데드라인을 잘 맞추지 못하는 등의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ADHD들에게 자괴감의 늪으로 빠질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요. 그러면서 또 악순환. ㅋㅋㅋ -_-;;;
오늘은 제가 남들과 다르게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 반응 감각에 대해서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긴 글을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라 받아들이지 못하고, 피곤을 피곤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 주된 성향(남다름)이 되겠습니다. 크크. 자, 그럼 시작합니다. ㅋㅋ
엉뚱이, 저번주 금요일에 병원에 다녀왔어요. (감각 얘기하다가 갑자기 왜 병원얘기냐고요?ㅋ 이번에 소개하는 저의 남다른 감각은 늘 저와 함께 했지만, 이 감각의 특징을 지난 주 병원갔던 날 확.실.히 깨닫게 된거라..ㅋㅋ 병원 이야기부터 시작하게 되네요. ㅋ...) 원래는 늘 목요일에 병원을 가는데요 (병원을 몰아다니기* 위해..ㅋㅋ <- 특징 나온다 ㅋㅋ) 지지난주부터 투입된(^^;;) 프로젝트의 중간발표 세미나가 지난주 목요일에 예정되어 있었던 터라 세미나 지원을 명 받았기에 매 주 목요일에 잡혀있던 예약을 금요일로 미루게 됐지요. 고로 금요일이 행복한 OFF가 되었습니다. 눈누난나~♬ OFF 날임에도 병원 가느라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다는게 함정이긴 했지만요..ㅋㅋ (Off가 Off가 아니야~ㅋㅋ)
*[참고]
** 보통 목요일의 스케쥴 **
오전 10시 정신건강의학과 (구리)
오후 1시 30분 호흡기내과 (강동)
오후 3시 치과 (신촌)
... 동선 죽이죠? ㅋㅋㅋㅋ
하루에 이렇게 스케쥴을 빡빡하게 채워요.
몸은 생각 안하고, (병원엔 왜 다니는거니? ㅋㅋ)
평소와 달랐던 그 날,
지난주 목요일, 연구원과 SERI가 함께 진행하는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저는 세미나 전에는 자료집에 들어갈 자료를 만드는 일에, 당일에는 세미나 의전에 부름을 받았더랬죠. 꺅! 신난다. "외근이다~♬" (룰루) 내근에 지쳐(?)있을 때 즈음 받은 일이라 신났더랬습니다. 신나서 그랬나? 전 날, 자료집을 다 만들어놓고, VIP 참석현황 파악하는 일까지 했더랬습니다. ㅋ (2시간에 한 100명과 통화했나? ㅋㅋ 이렇게 몰아서 하는게 특징이랍니다..^-^;;)
작업했던 자료집 일부 :)
세미나 당일, 연구원(불광)에서 점심 먹고 출발, 세미나 장소(시청)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습니다. 오랜만의 의전이라 신났던건지 긴장했던건지 세미나 장소에 도착해서부터 정신이 없었죠. 사전예약자가 500명이었거든요.. ㅋㅋㅋ 뿐 아니라 평소와 다르게 예쁘게 꾸미고 간 날이라 (ㅋㅋ) 높은 곳에 서 있으니 허리가 아파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걍 이러다 말겠지, 하며 일.일.일.사실, 이 프로젝트에도 막판에 투입된거라 뭔지 모르는 어벙벙한 상태였는데 설상가상, 연구원과 SERI의 사전예약 방침이 다른 바람에 현장에서는 돌발상황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어떻게든 대처해야했죠. 마지막엔 원래 duty였던 사전예약자 등록확인과 현장등록도 같은 부스에서 함께 진행(;;;;), 게다가 진상고객(?)들도 상대하고 나니 퇴근할 시간이더군요. ^-^;;;
그렇게 세미나를 마친 후, 몸은 이미 지쳤지만.. 그래도 선약을 포기할 수 없어서 약속장소(종로)로 향했습니다. ^-^; 약속장소로 향하는 길에 길도 헤매서 더 진이 빠지고야 말았죠. 지하철역이 생각보다 멀더라고요 -_-;; 그래도 마음이 꽁기꽁기 해지려는 것을 잘 참고 약속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는 힘들었던 것을 잊고 또 하하호호.깔깔.
병원가는 날,
금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병원으로 향해야 하는 날. 평소에도 아침에 잘 못일어나지만.. 그 날은 정말 못일어나겠더라고요. 전 날의 기억을 더듬어 보니 집에 도착해서 바로 침대로 직행한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이후 기억은 없음. (꼬질꼬질, 옷만 갈아입고 잠들었던 모양이었습니다. ^-^;;) 우리 병원의 특징상, 방문 일은 예약이 되지만, 시간은 예약이 안되므로- 한가한 시간을 찾아서 가지 않으면 안되기에 피로곰 100마리를 이끌고 일어났습니다. 병원에 도착.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피곤하다고 징징대기 시작했을 때, 원장님이 말씀하셨죠.
"그게 문제다!"
읭? (*_*) 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게 문제라니요? =_=;; 저는 맡은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이었고, 제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약속을 깰 수 없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고 최선을 다해 몸을 불살랐던 것 뿐인데 그게 문제라니요!! (ㅠㅠㅋㅋ) 그래서 원장님과 함께 지난 한 주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ㅋㅋㅋ
문제점 분석, (ㅋㅋ)
지난 수요일, 한 주의 중반이 되어 약간의 피로도 쌓여 있었는데 막판에 급-하게 세미나 자료를 만드느라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바람에 (세미나 자료집 인쇄가 예정되어 있어 데드라인을 맞춰야 했거든요..^^;;) 평소와 달리 몸에 피로가 더 쌓였던 것이죠. 자료집을 생각보다 일찍 털어내고 칼퇴를 했지만도 이미 몸에는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던 것. (생각해보니 그 전주부터 프로젝트 마감이라고 밤을 꼴딱새는 등 제 체력을 능가해서 달리고 있었더군요.. 캬~) 그런데도.. 전 좋~다고, 내일 세미나 의전이라고~ 신나있었던거구요. 그리고 나서도 병원도 몰아다니니.. 몸이 남아날 리가 없지요. (조 위에 스케쥴 참고하시면 아시겠지만, 동선이 그렇게 예쁜 동선도 아니구요. 병원은 가는 것만으로도 지치는데 하루에 세개씩 다니니 병원 갔다가 오면 몸이 더 힘든거지요.ㅋㅋ)
사실, 이쯤 되면 몸이 "나 힘들어!!!!", "야, 죽겠다, 좀 쉬자!" 라고 신호를 보냈을텐데.. 저는 다~ 무시하고 달렸던 것이죠. 세미나 자료집 정리, 세미나 의전, 그리고 약속. 그 다음 날, 피로곰 붙들고 병원. 왜.. 저는 이렇게 계속 일을 몰아서 하는걸까요? 도대체 왜이러는걸까요? (불편한 진실 ver. 으로 읽으셔야 합니다. ㅋㅋ)
(너무 많은 자극에 이미 노출되고 적응되어..)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몸둥아리,
피로를 피로라고 느끼지 못하는 나의 뇌가
이렇게 무리하는 스케쥴을 만들어 반복할 수 밖에 없도록 합니다."
저는 "불사조"였습니다. (ㅋㅋ) 학부 시절에도 평일에는 아침 9시 수업을 시작으로 해서 동아리다 뭐다 해서 저녁 10시까지 학교에 머물고, 집에 돌아와서는 잠만 자고 다시 학교로 향했습니다. 주말은 더 바빴습니다. 남친이 있던 시절에는 데이트도 해야했고, 저는 교회를 다니기에 토요일, 주일도 교회 일이다 뭐다 해서 제게 쉴 시간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 스케쥴을 하나도 빠짐 없이 수행하면 몸이 피곤해서 일어나지 못하는게 당연한건데 "이런 저질체력을 봤나-_-^" 라며 제 몸을 더 학대했고, 규칙적인 생활이 안된다며 제 자신을 미워하고 싫어했습니다. 아픈 날에는 쓸데 없이 아프다며 병원에도 가지 않고, 약도 챙겨먹지 않구요. 쉬면 낫는다는 감기에도 쉼을 허락하기는 커녕 아픈 날에도 일 하면 낫는다고 무슨 되도 않는 소리를 해가며 더욱 일에 매달렸었습니다. (바쁘면 아플 틈도 없다고들 하잖아요...ㅋㅋ)
그래서였을까요? 저는 제 몸을 학대한 결과로.. 스트레스 반응검사* 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내 몸의 상태를 확인하고도 남들과 다른 감각을 인지하지 못하고(!) 야근을 밥먹듯 했고, (차라리 좋았습니다, 집에 일찍들어가서 부모님과 부딪히는게 싫었거든요-.-;;) 빨리 끝나는 날이면 번개를 만들어서라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집에는 10시 이후에 귀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그렇게 제 몸은 주인의 학대를 받으며,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라 느끼지 못하는채로, 피곤하다 힘들다 말하지 못하며.. 고스란히 견뎌내고 있었던 겁니다.
* 스트레스 반응검사?
.. 이게 의학적으로 전문적인 설명은 절대 아니구요;;;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그냥 제 말로 풀어내자면, 병원에 갔을 때, 스트레스 반응검사라는걸 했습니다.
방법은 이러합니다. 뇌파를 검사하는건데요. 손, 발, 가슴에 집게같은 걸 이것저것
달아놓고 검사했던 것 같습니다.
평상시 뇌파를 검사하고, 이후에 동일한 전기자극(스트레스)을 줍니다.
그리고 반응을 살피는데요. 뭐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제 뇌가 자극(전기)을
자극으로 받아들이는지 검사하는거지요. 제 결과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ㅋㅋㅋ 분명히 전기자극을 받고 있음에도
제 뇌는 "전기자극? 그런거 오고 있어?" 라고.... 스스로의 무감각함을 알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쉼을 선물하는 날,
그렇게 남다른 제 감각(남들과 피로를 느끼는 감각, 스트레스를 느끼는 감각이 다르다)을 다시 한 번 확.실.히. 확인하고 난 뒤에 그 날 있었던 병원 스케쥴을 다 취소하고 저는 제 아지트로 향해 이불을 펴고 잤습니다. ㅋㅋ (졸려요..ㅋㅋ) 그렇게 억지로라도 쉬었던 거지요. 몸이 정말 피곤하고 힘들긴 했던지 쿨쿨. 잘도 잤습니다. 그리고 원장님과 약속했습니다.하루에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적절히 안배하는 훈련을 꼭 하겠노라고. 그 날 이후로, 이젠.. 나의 몸도 잘 아껴주고, 잘 보살피겠노라고.. 몸이 힘들면 마음도 힘드니까, 마음이 힘들지 않으려 몸을 잘 보살피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감기 기운이 이 도는 것 같아서 귀찮았지만, 밥도, 약도 챙겨먹구요. 몸이 지쳐서 마음이 꽁기꽁기 해지려고 하기에 스스로 도닥이며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겠다고 다짐도 해보았습니다. :) 그리곤 잠깐 소파에 앉아서 멍~ 때리며 쉬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
<쨘! 증거..ㅋㅋㅋ>
엉뚱이 FB 한토막..ㅋ
뭘 이런걸 가지고~-_-;; 하시겠지만, 제겐.. 엄청난 발전입니다. :) 무리한 스케쥴을 잡지 않는 것. 나를 아끼고, 일에 휘둘리지 않는 것. 아직은 잘 안됩니다. ^-^;; (습관이 어디 가나요..ㅋㅋ) 그래도.. 이제 알았으니 쓰담쓰담 해주며 살아보려고요. ㅎ 제가 남들과 스트레스 반응 감각을 잘 돌보지 않으면, 그 화살은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해 날아갈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