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를 중심으로 하여 그로부터 생겨난 아들, 딸, 손자, 손녀 등 가까운 혈육들로 이루어지는 집단, 원생동물이나 백혈구 따위의 세포 표면에서 이루어지는 가지 돌기. (다음 국어사전)
** 그나저나, 위에 슈렉 짱 멋있죠? +_+
전.. 슈렉같은 남자 만나서 결혼할거예요~ㅎㅎ
- 다음 번에 기회 생기면, 제 이상형,
"슈렉"에 관한 포스팅 한 번 할게요. ㅋㅋ
ADHD 치료의 5단계를 흔히들 "인지-애도-가족-성장-성숙"이라고 하는데요.
가족단계는 치료의 중반에 자리하고 있을 정도로 아주 중요한 단계입니다.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엔요..^^)
ADHD에 대한 인지, 그리고 옛 습관에 대한 철저한 애도(가끔은 분노가 일어나기도 해요.) 가 지나고 나면
새로운 가족을 찾기 시작하는데 새로운 가족들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떠한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다음 단계인 성장의 단계를 빨리 맞이할 수도 있고, 성장의 정도가 폭발적일수도 있거든요.
여기서.. 새로운 가족이라함은,
자신을 달리 인정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ADHD 자신에게 지지를 보내주는 중요한 타인들을 말합니다.
말그대로 "가족"같은 관계에 있는 사람들, 즉, 가까운, 그리고 의미있는 타인들을 말해요.
새로운 가족을 잘 만나면, 성장이 폭발적으로 나타나지요 :)
(저도.. 제 곁을 지켜주고, 변화를 응원해 주는 새 가족 덕분에 이 자리에 있습니다. ^^)
물론, 생물학적이고 혈육의 가족이 달라진 (ADHD를 인지하는) 나 자신을 받아들여주고, 달라진 내 모습을 지지해주면 가장 퍼펙트한 시나리오이겠지만,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은 지극히 낮습니다. 인지부터가 달라진 ADHD들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거든요. 달라진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로부터 옛날 모습으로 돌아와 줄 수 없냐는 요구와 요청을 많이 받곤합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편했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단절되기도 하고,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의 모습을 있는그대로 받아주는 사람들과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기도 해요. 새롭게 만난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되기도 하고요 :)
즉, 관계설정을 다시 하는거예요. 새로운 기준으로. ^^
그렇기에 성인ADHD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혈육의) 부모는 치료의 방해물이 되기도 하고, 잘 받아주고 변화를 인지하고 맞춰가는 노력을 보여준다면 촉진제가 되기도 하지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제게 (혈육의) 가족의 역할이 어떠했는지.. 짐작가시죠? :)
그럼, 이 쯤에서 엉뚱이 가족(새 가족포함^^) 얘기를 좀 더 자세하게 시작해볼까 해요.
궁금하신 분들만, 더보기↙ 눌러주세요 :)
사실, 이 블로깅을 하게 된건요.
오늘 아침, 새엄마로부터 어퍼컷을 맞았거든요.
어퍼컷 맞고 오후 내 회복하면서 가족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됐는가봐요.
- 새엄마? 어퍼컷? 가족?
뭔말이야....-_-;; 정신 없으시죠? ^-^;;
이해를 돕기 위하여..
..아주 간략한 엉뚱이의 어린시절 이야기..
엉뚱이는 9살에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10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12살에 새엄마를 맞았습니다.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느라 사춘기도 정상적으로 보내지 못했고, 새엄마를 맞기 전 약 2-3년간을 조모님,
고모님 아래서 자랐기 때문에 딱히 모성애나 애착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였을까요?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늘 불안감에 시달렸던 것 같습니다.
9살에 맞이한 부모님의 이혼은 새엄마를 맞은 뒤에도 "난 언제라도 버려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고,
새엄마가 들어오시고 난 뒤에 절 정성껏 키워주셨던 조모님도 늘 "엄마에게 잘해라~" 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할머니, 이젠 이해할 수 있어요..) 제가 잘못하면 새엄마가 집을 나가버릴까 무의식 중에 불안함이 계속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엄마와 저의 성향은 극과 극이어서 늘 문제가 발생하곤 했지만, 전.. 또 버려질 수 없다는 생각에 혼자 꾹꾹 참았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중학교 때였던 것 같아요. 새어머니도 집을 나간다고 하셨을 땐, "내가 잘못했어, 엄마" 라고 얘기하며 울고 불고.. 문이 굳게 닫힌 엄마방 앞에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나요. 무릎도 꿇고.
그렇게.. 불만도 많고 쌓인것도 많았지만, 버려질 수 있다는 불안함에 유년기, 사춘기를 보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춘기를 사춘기 답게 보내지 못했나봅니다.
위에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병원에서 상담받다가 가족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해 볼 기회가 주어졌었어요. 그 과정에서 새엄마도 ADHD성향이 있다는걸 알게 됐고, 그 이후에 저는 가족공동체안에 있으면 약한 ADHD라서 상대적으로 강한 ADHD인 엄마에게 늘 잡아먹히는 대상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약간의 먹이사슬 구조라고 해야할까요?;; 뭐라 딱히 설명할 방뻡이 없네~ 산&유버전.ㅋㅋ)
원장님 말씀으로는 'ADHD들은 본능적으로 ADHD들을 알아보는데, 강한 ADHD는 늘 약한 ADHD를 본능적으로 알고 잡아먹는 구조를 선점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강한 ADHD들에게는 그렇게 사는 것이 본인이 편한 방법이기 때문에요. 그렇기 때문에 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가족공동체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것이 원장님 소견이었구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아직 가족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이렇게 보자면.. 엉뚱이는 처음부터, 혹은 새엄마와의 삶을 시작하면서부터, 약간은 불리한 구조에서 약한 ADHD 성향을 좀 더 강화시킨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참참!! 오해오해하지 마세요(!)
물론, 엄마가 강한 ADHD라서 날려주시는 어퍼컷 때문에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고, 훈련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도 해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제가 좀 더 강해지는데.. 즉, 사회성을 기르는데에는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저는 조용한 ADHD[각주:1]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강한 사람들 앞에서는 제 의견을 잘 피력하지 못해요. 보통 가정에서도 흔히 있는 부모님과의 다툼에서도 늘 저는 "Yes 걸"이었으니까요. 엄마와의 다툼이나 대화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이 제가 사회에 나가서도 겪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뭐.. 물론, 엄마랑 겪는 것과는 정-말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엄마가 강한 ADHD여서 고마운 점도 있어요.
그러나..... 훈련으로 생각하고 접근함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어퍼컷은 제게 늘 상처를 남깁니다. 제게 내공이 쌓여 있어서 그냥 아무렇지 않게 제가 여유를 가지고 넘기면 되는 일인데 저도 제 나름의 성향이 있는지라 그게 잘 안되지요. 요즘에도(사실 오늘도) 훈련삼아 부모님과의 대화, 제 성향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주세요- 라고 하는 간곡한 간구.. 매 번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부모님께서 쉽게 이해해주시기 힘든 부분이라서요. 그리고, 부모님의 성향이 대화안에 나오다 보니.. 늘 대화가 틀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사실.. 대화가 단절됐고, 제가 아무 보고가 없으니 관계가 데면데면 해지더라고요. (대화가 없으니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제가 순수하게 대화를 시도해도 곡해하셔서;;)
그런데요. 관계 데면데면 해진게 그렇게 편할수가 없어요. (저.. 좀 이기적인가요?;)
아!! 그리고, 어퍼컷이라고 정말 제게 주먹을 날리시는건 아니구요. ^-^;; 엄마와의 대화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얼굴표정, 말투 등에서 오는 당혹감, 긴장감을 뜻해요. 그럴 때면, 견뎌내지 못하는 제 자신에게 열폭!했다가, 부모님이 그래서야 되느냐 등등.. 생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다가 상태(?)가 괜찮으면 한 두시간 만에도 돌아왔다가 상태(?)가 좀 별로다~ 하면 사흘, 일주일이 걸려서야 평정을 찾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는 새로운 가족을 찾아 지지를 받는 것이 치료를 촉진시키는 방법임을 느끼곤 과감히 혈육의 가족에 대한 기대(퍼팩트시나리오)를 접고,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제 가족구성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엉뚱이도 예전 사람들과의 관계가 정말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새로운 모습들,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들을 뿌듯하게 바라봐주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로 인해 지지받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치료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어요.^^* 감사하지요.
(이렇게.. 잘 지지받고 사랑받아, 새로운 꿈을 가지고 지금 제 블로그에 대한 정체성을 더 또렷하게 하기 위해서 전문지식들을 공부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D)
현재 엉뚱이는요, 아빠 역할을 해주고 계신 분을 만나 제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아빠의 역할을 좀 배우고 경험하고 있고요. 엄마 역할을 해주실 분은 아직 못찾긴 했는데.. (뭐, 딱 한 분으로 정해야 하는건 아니긴 하지만요. ㅎㅎ) 주변에 엄마 같은 친구들이 워낙 많아서.. ㅎㅎ 여러 곳에서 바른 엄마 상을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또, 제가 사람을 좀 못 믿는데 (아시죠? 엄청 버림받은 기억에 살았던거..ㅋㅋ) 요즘 새가족과의 관계를 통해서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신뢰는 한 순간에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동안 제가 인간관계를 맺을 때, 너무 굳어있다는 것들도 발견하고, 대화의 방법도 몰랐다는 걸.. 깨닫고 있어요.
정리하면, 새로운 가족들을 만나서 제가 누구인지 더 확실하게 배우는 것 같고, 관계하는 법을 좀 더 현실적으로 배우고 있는 것 같달까요? :)
아, 그런데요, 제가 지금 겪고있지만, 이 단계가 정말 재미있는건요, 의도적으로 찾지 않아도 새로운 제 모습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시작되기 때문에 새로운 가족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예요. ^^ 인지단계와 애도기에서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제 성향을 마주해야 하는 단계라서 알 수 없는 짜증과 분노, 슬픔들에 지칠수 있는 단계라면, 가족단계는 정말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성장단계까지 동시에 일어나는 게 일반적인 것 같아요.
또 한가지 웃긴건요; (가족단계에 들어서면서 부터인 것 같은데..)
가족들이랑 대화 안하고 난 다음부터, 관계가 데면데면해진 다음부터 치료 속도가 빨라졌어요 -_-;;;
제가 아직 그 (스트레스)정도를 버텨내지 못하는 상태라 지금은 제 자신에게 집중한다는 명목으로 대화시도를 멈췄는데 저는 가족들과 부딪치지 않으니 안정감 유지가 오래 되어 치료에 속도가 붙었던게 아닌가 싶어요. :)
네네, 부모님과의 관계, 좋아야 하겠지요. 네, 초등학교 교과서 바른생활에 나온 것처럼 부모님과 대화도 좀 하고, 가정이 화목해야겠지요. 그런데.. 가족기를 들어서고나니.. 혈육의 가족에게서 꼭 만족을 얻으려는 생각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혈육의 가족이 절 받아들여주고, 저를 응원해주면 그게 가장 퍼팩트한 시나리오가 될테지요. 하지만, 그게 가능하지 않다면.. 새로운 가족에게서 지지를 받고, 성장할 권리가 있다고 보아요. 저는.
이렇게 새로운 가족들을 만나 성장할 수 있다는게 큰 복인 것 같아요. 지지받는 사람들을 찾지 못해서 더뎌지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요. 그래서. 이 글을 빌려서 제 새 가족이 되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한 분, 한 분 이름을 불러드리고 싶지만.. 오해를 살 수 있어서. ㅋㅋ)
오늘 포스팅을 통해서 ADHD 치료에 있어서
가족의 역할이 중요한 것을 조금은 느끼셨는지요?
조금만이라도 느끼셨다면, 전 그걸로도 만족해요. :)
그리고, 계속해서 가족과 관련한, 어린시절과 관련한 포스팅이 이어질 것 같지만,
오늘 포스팅을 마무리 하면서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점은요.
치료를 이어가시는 분들에게는
가족기에 접어들어서는 너무 이전에 만들어 놓은 관계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구요,
치료를 돕는 분들에게는
달라진 모습 그대로에 맞추어 가는 노력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용기 있게 포스팅을 이어가는 엉뚱이를 응원해주세요.
누군가는 꼭 이런 포스팅을 해야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고,
말하지만 않으면 잘 모르겠는데.. 혹은, 겪는 어려움(에피스도)들도
누구에게나 늘상 있을 수 있는 일인데 굳이 밝힐 필요가 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제 글을 읽고, 다시 치료를 시작해보기로 했다, 힘을 얻었다고
메일을 댓글, 쪽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전 포스팅 할 맛 나요. 호호.
그리고, 제 비전인.. 빛나는 ADHD를 위한 포스팅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 블로깅은 곧 제 이야기가 되고 제 스펙이 되고, 제 자산이 될거니까요.
좋아요, 추천, share, 등등으로 응원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엉뚱이 드림.
조용한 ADHD?
- 성실하고 조용하나 소심하고 내성적이다.
-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지만, 결과는 시원찮다.
- 평범, 원만한 모습을 보이지만 열등감이 많다.
- 주변을 항상 의식하고 눈치를 자주본다.
- 거절을 못하고 항상 우유부단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