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마감을 마치고 평소와 달리 여유롭기도 했고, (그래서 6시간의 수정작업이 가능^^;;)
칼퇴도 가능해서 수리맡기기로 한 가방을 백화점에 맡길 수 있는 시간도 생겼었지요.
랄랄라~* 칼퇴하고 명동 롯데 백화점 본점에 가방도 맡기고-
요즘 다시 찾아와 저와 친구하고 있는 불면증과 빠빠이 좀 해보고자..
아로마 디퓨져(방향제)를 사러 올라가던 길이었습니다.
** 잠깐 딴소리.
라벤더향이 불면증에 좋대요. 심신을 안정시켜 주어, 엉뚱이처럼 불면증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예민한 사람들이 쓰면 좋다대요. :)
.. 기분 때문인진 몰라도 사무실에서 향초를 켰던 예전엔 잠이 잘 왔던 것 같아요. ^^
[잔뜩 향에 취해 돌아와서였나? ㅎㅎ]
나의 사랑 올리브*에 가서 디퓨져를 보고 있는데.. (킁킁) 별로 맘에 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곳도 좀 돌아보자~ 저녁도 못 먹었으니 공차에 가서 내 사랑 버블티도 좀 마시고..' +_+ 하며
나와서 바로 우회전 하는 순.간.(!)
어떤 여자분과 마주쳤어요.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있었고, 제게 길을 묻더군요.
"여기서 명동역에 어떻게 가요?"
"아, 여기서요? 여기선 2호선 을지로입구역이 가깝구요. 4호선 타시려면.. 좀 걸으셔야 해요~(웃음)"
(까지 하고 돌아섰어야 했다는걸 왜 그 때는 깨닫지 못했을까요? ㅠㅠ*)
돌아서려는데 명동에 관광지가 뭐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명동? 관광지? @_@ (아마 이 때부터 무장해제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헛똑똑이 엉충이..ㅠㅠ)
친절하게 길을 알려줘야 한다는, 착해야 한다는, 모든 부탁에 Yes 해야 한다는..
본성 나와버린거지요. =_=;; 허둥지둥 스마트폰 켜가며 (..)
남산타워며 주변 볼거리들을 설명하고 있던 찰라..
그런데 그 언니, 절 보면서 의미심장한(?) 말들을 뱉는겁니다.
"언니, 몸이 좀 안좋죠?"
"네? @_@;;;;;;;;;;;;"
둘,
모 아니면 도, 관계 형성시 나오는 무장해제 습관.
오.. 그 언니 관상 좀 보는 언닌가 싶더이다.. (;; 정신차려, 엉뚱아 -_-;;;)
경상도 언니라 말도 좀 통하고.. (아, 경산(대구 근처)에 친한친구 아버님이 사셔요..^^;;)
"상이 읽히는 얼굴이라, 님 보면 그냥 술~ 나오는데.. (제 얼굴이 그런가요? =_=;;; ㅋㅋ)
내 화장실 간 친구도 기다려야 하고.. 이래(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시간 좀 있으면 사주 좀 봐줄까요?"
하는데- 뭐.. '여유도 있고, 친구 기다리는데 잠깐 같이 있어주며 얘기 좀 하지' 라는 맘으로
(진짜 가벼운 마음 -_-;;) 잠깐 커피숍에 들어갔습니다.(정신 놓은거죠. 그야말로 무.장.해.제.)
이미 '언니, 몸이 좀 안좋죠?' 에서 엉뚱이는 정신 놓기 시작했습니다. (랄라라~;;;;;)
그래서 그 때부터 급속도로 또 관계를 진척시키는 버릇을 유용하게(-_-) 써먹어 버렸습니다.
'어머, 식사는 하셨어요?', '언제 오셨어요?' 등등 말을 붙이며 커피숍까지 들어가버렸더랬습니다.
(읭? 엉뚱아, 너 디퓨저는......? -.-;;)
이런 상황, 어이없으시죠? -_-;; 다 큰 처녀가 17살도 아닌데..
뭐 저런거에 속아넘어가? 하시죠? ㅠㅠ;;;; (저도 어이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제가 가진 ADHD의 한 성향 때문이예요. 궁금하신 분만 더보기↙ 클릭!
[#M_더보기|접기|
세상에ㆀ 무슨 이런 바보가 다 있어? -_-^
( ...그러게나 말입니다ㅠㅠ)
모 아니면 도, 간이며 쓸개며 다- 빼주는
ADHD의 관계성향 알아보기!
엉뚱이의 이런 낚임. 다 큰 처녀가 왜 그런가 싶으시지요? 좋게 말하면, 본성이 모질지도 못하고, 순해 빠져서 그렇고, 나쁘게 말하면, 멍청해서 그래요. ^-^;;
저는 멍청하지 않습니다, 저는 퓨어한 편입니다.
하하. 저렇게라도 자기방어를 좀 하고 싶네요. 큭. 저는 관계설정과 지속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에 ADD 검사를 했을 때도 불안장애가 70%가 넘게 나왔던 걸보면, 저는 사람들과의 이별, 관계의 틀어짐 등을 지독히도 못견디는 성향을 가지고 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친구와의 관계도 부모와의 관계도 서툴기만 했습니다. (여전히 서툴구요.) 어린시절, 엉뚱이는 어떻게든 '버려지지만 않으면' 됐기에 저는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사람들을 포섭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도 돈도, 그리고 제 소중한 것들도 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늘 남는건 허무함, 그리고.. 혼자됨이였죠.
저의 나쁜 습관 중 하나는, 관계를 지속해보지 않고, 첫인상과 첫 판단으로 소위 내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별해 낸다는 것입니다. 이는 ADHD 특성 중, 인내하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하며 재깍재깍 반응이 나와야 하는 성향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관계를 하다보니, 처음엔 '어? 이 사람 나랑 말 좀 통하네? 오~ 좋으다. ^^ 친하게 지내야지!' 하다가 관계가 지속될수록 '어.. 뭐지? 내가 뭐 잘못했나? ㅠㅠ* 왜 나랑 말 안하지?'가 되기 일쑤였죠. 그러면서 저는 더 위축되고 자신감은 제로상태, 아니 바닥을 뚫고 내려가길 반복했죠. 그러면서 자존감의 'ㅈ'자도 남지 않았던 거구요. (물론, 제 존재의 가치를 그 관계에서 찾으려고 했던 제 어리석음도 한 몫했겠지만요.. 아..! 이게 악순환이라고 하는건가봅니다. 관계의 실패, 반복, 자신감의 추락, 자존감의 추락, 또 다시 관계의 실패...) 처음엔 삐걱대는 것 같아보였으나 나중엔 '아! 저 사람이랑 친해질걸..' 하는 사람도 생기고.. 해서 좋은 사람들 많-이 놓쳤더랬습니다.. ㅠㅠ* (연애 얘기 아님 -_-!!)
그러다 보니, 어제처럼 경상도(친근함)언냐고 말 좀 통하는 것 같고(빠른 판단) 길을 묻는 상황(친절해야해! 라는 강박)이 중복되어 나타났으니.. 그야말로 정신 못차리는 상황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ㅠㅠ) 그리고선.. K.O. (^-^;;)
다른 나쁜 습관 중 하나는,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 되려는 강박. 또한 정(감정)에 이끌려서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길을 물어보는 사람, 서울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두고, 저는 제 갈 길 갈 수 없었습니다. '나라도..' 라는 생각 때문이었는데요. 저는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잘 지나치질 못해요. 어렸을 때부터 봉사활동도 많이했고. 그 도우미 기질이 어디 가질 않아서 어딜가나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헌신봉사 합니다. 헌신 하다가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일도 허다했고요.. ^-^;;;;;;; 무언가 도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사는 제 성향이 싫다는건 아니지만, 그런 성향 때문에 처음에 '도를 아십니까?' 에도 엄청 걸려들었어요. 그래도 그건 들은게 있어서 그나마 요리조리 잘 피해다녔는데- 어젠.. 처음 걸려봤던 수법(?) 이라 머리를 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제 취약점이 건드려 지기도 했구요.. ^-^;;
친구가 갔다는 화장실 건물 안에 있는 커피숍으로 향했어요.
같이 얘기를 하고 있는데 배탈났던 친구가 왔고, 그 온냐는 친구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더니
본격적인 사주 풀이가 시작됐습니다.
아까부터 뭔가 친근함을 느꼈던 엉뚱이, 본지 15분도 안된 사람한테 가서 속닥속닥. (푸하하) 그 온냐도 주절주절, 술~술~ 은근히 재밌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쥬님, 죄송^^;;) "이런거 처음이야! 오, 맞춘다, 맞춘다(!) 어떻게 알아요? ㅋㅋㅋㅋㅋ" 리액션까지 해가며 완전 오랜 친구처럼 수다를.. -_-;; (진짜 신기하기도 하고 신났더랬습니다. ㅋㅋ : 이 글을 읽고, 알게되시는 우리교회 교역자님들은 통탄을 하시겠네요..(쩝..))
생년월일, 얼굴 등을 쭉~ 훑어 보더니, '올해 많이 아팠겠네요?', '남자 조심하세요, 있긴 한데 실속이 없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아빠랑 떨어져 사는게 나을 것 같은데..','몸이 전체적으로 냉-한데?', '평범하진 않은 사주다..','업둥이네.'... (이하 생략. ㅋㅋ) 등등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니.. 신기할 따름이었죠. 정신 놓고 좀 더 갔으면 아마 그 온냐들이랑 셀카도 찍을 뻔 했습니다. ㅋ....
_M#]
셋,
이성이 돌아오는 시간, 그 찰라의 경험.
한 두어시간을 사주를 풀었나봐요. ㅋㅋ (그들이 카페에 들어갔기에.. 마실 것은 제가 샀습니다..-.-;; 이건 또 무슨 경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와 같이.. 그 때까지만 해도 무장해제 상태였던 엉뚱이. 그런데. 이거 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건.. 사주 풀이가 끝나가던 그 때였습니다. 왜냐하면.. 드디어 절정부분에 다다르자 본색을 드러내고야 말았거든요.(!) 아뿔싸 했어요. ㅋㅋ
'엉뚱씨, 엉뚱씨 이 팔자 깎아야 돼요. 그래야 쉽게 굴러갈 수 있어요. 아.. 이런 얘기까지 나오네,
엉뚱씨 어머니도 지금 별로 좋지 못한 곳에 가셨어요. (눈물 또르르ㆀ)
거기 있는 사람들은 지금, 영하 50-60도 되는 곳에서 엉뚱씨를 돕기 위해 있지만, 엉뚱씨가 그걸 잘 못알아채니.. 오늘 이 자리, 그 영들이 만들어 준 자리예요. 사랑과 영혼 알죠? 그 남자주인공이 다른 사람 몸을 통해서 그 사람한테 얘기해주잖아요. 그런거예요.
(중략)
"이름 팔아준다. 이름 태워준다." 는 말 들어봤어요?'
지금은 그 관광지에 있는 데 가서 초 달고 하는 거 말고, 갓 쓴 부처님께 이름 팔아서 중천(?) 위에 집을 하나 지어서
엉뚱씨 어머니나 그 사람들을 좋은 곳에 보내줘야.. 엉뚱씨 이 팔자 고칠 수 있어요.
오늘이 그 길일이고, 지금 나랑 잠깐 같이 가서 정성 좀 드릴래요?'
뙇!!!!!!!!!!!!!!!!!!!!!!!!!!! (OMG)
그 온냐들은 대순진리교 언냐들이었던거죠.(나중에 커피숍에서 나와서 폭풍 검색해 봄;;) 내가 너무 걱정이 된다며 눈물까지 흘리는데 그 연기가 대단했습니다. ㅠㅠ* 대종상 여우주연상 저리 가라였어요.. (-_-;;)
그제서야 (이미 많-이 늦었지만,) 지금까지 사주 풀이는 나를 그 곳에 데리고 가기 위한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요즘은 절에가서 초달고 연등달고 하는게 아니라 미륵보살님의 시대이며.. 갓 쓴 부처님이 서울에는 신도림에 있다'고 같이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잠깐 시간 있으면 같이 가자, 엉뚱씨, 그런 정성 들일 돈도 지금 있다, 그래야 팔자 고친다, 올해 남은 두달이 정말 중요하다,"
엄~청 꼬드겼지만 약속도 있고,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고 단호하지만 웃으면서 부드럽~게 거절했습니다.
(늦게지만 거절이라도 할 수 있는게 어디임; 안그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몇 분을 거절하고 계속 가지 않겠다고 그랬더니, "그럼 본인이 대신 가서 올려줄테니 지금 현금 있는거 있냐"고 묻더라고요. 정말 다행이도 제 지갑엔 동전 탈탈 털어서 1000원 있었고, 백수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됐을 때라 통장 잔고도 얼마 없었죠. (이 후엔.. 현금 없으면 돈 찾아서 줄 수 있는 거라도 없냐고 묻더군요. 하핫.)
그렇게 또 몇 분이 흐르고, "그럼, 엉뚱씨 본인을 위해서 좋은 일 한 번 안할래요?" 하면서 저를 근처 편의점으로 데리고 가서 과자 몇개 사달라고 하더라고요. 봉사활동하러 갈 때, 아이들에게 준다면서. 그래서 동전 탈탈털어 1000원 주고, 통장에 남아있던 돈 몇 푼으로 온냐들 필요한 크린백 두통 사주고 끝냈습니다. ^-^;
몰랐는데.. 요 대순진리교에 당한 순진한 사람(엉뚱이? ㅋㅋㅋㅋㅋㅋ)들이 꽤 되더라고요 (..)
감지한 순간, 정말 단호하게 말했어요. 대신 웃으면서~ :)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하고, 그들이 펼쳤던 논리에 딱딱 반박하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있고, (기독교라고 얘기 해도 막무가내..ㅋ) 내가 시작한 일이 있으니, 마무리 하고 싶다고 말하고 나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