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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02 #09. 진정한 삶의 평화와 행복은..

 

 

 

 

물만 마셔도 붓는 몸, 

남들보다 좁은 어깨, 

네모난 턱에 짧은 목,

긴 허리에 둔한 허벅지, 

 

수시로 떠오르는 우울한 생각,

때때로 몰려오는 무기력함,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는 나,

 

이런 내 모습이 매-우 맘에 들지 않았다.

어떻게든 바꾸고 싶었다. 

이 모습은 '최악'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내가 그리는 '완벽'한 내 모습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으니까...

더 나아가 나의 편안한 삶과 

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맘에 들지 않는 내 모습을 바꿔보려

악착같이 다이어트도 해보고, 

일기도 써보고, 습관 바꾸기도 시도했었다.

 

하루, 이틀, 한 달..

처음엔 좀 변하는 듯 했는데

다시 돌아오더라. (항상성 무엇? 젠장. -_-;;)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가 되는

내 모습에 패배감이 깊었고,

어떻게든 해소해 보려고 

이래서, 저래서, 너때문에,

이쪽, 저쪽 탓하다 결국엔

바라는 모습대로 변하지 않는 나를

답답해하고 한심해했다. 

 

 

'내가 열심히 안한건가?'

'간절하지 못했던 건가..?'

'의지가 이것밖에 안되나..?'

'정말 바꾸곤 싶은건가..?'

 

등등등...

 

 

그렇게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을 바꿔보려

고군분투 하는 중에 마주한 이 문장이

어찌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삶의 평화와 행복은
내가 원하는 대로 나를 바꿀 때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 안에 있는 것들을 
한 울타리 안으로 끌어안을 때
얻을 수 있습니다.'

-문요한, <이제 몸을 챙깁니다> p.255

 

'나 바꾸기'에 많이 지쳐있을 때여서었는지

'진정한 삶의 평화와 행복은

내가 원하는 대로

나를 바꿀 때 얻어지지 않는다'는

이 말이 특히나 위로가 되었더랬다.

 

내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되

모습 그대로를 존중하면서 

나의 모습을 수용하고, 

나에게 친절을 베풀며 끌어안아 

지금 여기서 진정으로 행복하기로 선택한다. 

 

(말은 되게 어려운듯 쉬운....)

 

 

 

나의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을 바꿔보려

고군분투 중인가요?

 

정말 애쓰고 있어요. 

 

그 또한 좋아요. 

나를 깊이 사랑해야 할 수 있는

노력이니까.

 

고쳐서 행복해질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허나.. 그게 너무 괴롭다면요..

 

그 모습 그대로도 괜찮아요.

그저, 우리 행복합시다. 

 

 

Posted by 이상한 나라의 엉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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