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나를 짓누른 무기력에
한달즈음(?)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비가 오지게 와서 그런가.'
'더위를 먹어 그런가,'
'왜 나는 이런 걸 두려워하나,'
'이렇게 쫄본가..'
'내가 그럼 그렇지..' 까지..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 속만 어지러워지고 있었더랬다.
생각이 너무 많아지고,
불면의 밤이 다시 시작되려던 찰라!
아주 오래 전 상담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이 번개치듯 떠올랐다.
"엉뚱이님, 컵을 잡을 생각은 이제 그만하고,
손을 뻗어서 컵을 잡으세요.
잡을 생각만 하는 거랑 실제로 잡는 건 달라요."
이 어지러운 생각 중에 빠져있을 때,
요즘 내 삶을 잘 돌봐주시는 지인도
똑같은 얘기를 해주셨고. ^^
"엉뚱아, 그냥 하기나 해" 라고
그래서 다시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고,
희고 손톱만한 알약 두알을
갈색의 보리차 한 모금과
목으로 쏙 넘기는 일부터.
그렇게 생각을 멈추고,
몸을 움직이고 나니,
무기력한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 :)
새로운 일과 관계를 시작함에 있어서
두렵고 겁이 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잘하고 싶으니까. 잘해내고 싶으니까.
몰두하고, 집중해서 해내고 싶으니까.
그 마음이 어찌 귀하지 않을쏘냐.
헌데, 막상 그 컵을 잡으면,
되게 별 것 아니거나
잡은 후에 자연스레 해결되는 일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주문을 외운다.
"엉뚱아, 하기나 해!"
(소곤) 조만간 오픈채팅방을 시작할까 해요. 🙂
기대되신다면 댓글로 소리질러주세요 (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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