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자면, (이미 아시겠지만..ㅎㅎ)
저는 느린 것은 참지 못하는
조급쟁이였어요.
일도 빨리빨리
식사도 빨리빨리
친밀감도 빨리빨리
다이어트도 빨리빨리
익숙해진 빠름의 속도에
허덕일 때 즈음,
우연한 기회로 돌보기 시작한
수경재배 화분을 보면서
눈에 띄는 변화가 없을 때의
진짜변화를 배웠습니다.
두 달 째,
돌보는 반려식물이
새 잎과 줄기를 내지 못하더라고요.
제일 건강하게 쑥쑥 크던 아이었는데..
그 반려식물을 보면서
얼마나 답답하고, 안쓰럽고,
속상하고, 조급했는지 몰라요.
더 성장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무는 것 같아서,
그리고, 내가 잘 못 돌본 것 같아서.
무엇보다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이
마치 내 모습 같아서..
그런데
오늘 물갈아주면서
유심히 봤더니..
새뿌리가 나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것도 아주 굵고 튼튼하게!
한동안,
눈에 보이는 잎과 줄기의 수는
변함없이, 한편으론 볼품 없었지만,
새 뿌리를 내며 더 큰 변화를 이뤄내고 있었네요.
인생 처음으로 식물을 키우면서
시간의 세례의 중요성을
더욱 몸으로 배웁니다.
당신의 삶에도, 관계에도,
뚜렷한 변화가 없어서 답답한가요?
어쩌면, 새로운 뿌리를
든든히 내리고 있어서일지 몰라요.^^
힘내요, 그대!
엉뚱이가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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