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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22 [이상한 나라의 엉뚱이] 겨우겨우 살아내는 것, 의 의미 3



오랜만에 글을 쓴다.
생각 없이 뱉어내는 글이 될까 싶어
계속해서 속으로만 담아두고 담아두고 했었다.
그래도, 오늘은 큰 결심을 한 날이니..
글로 담아두고 싶어졌다.
그게, 설령 생각이 짧은 글이더라도..

글을 쓰지 않았던 그동안,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 날도 있었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한가한 날도 있었고,
너무너무 기쁜 날도 있었고,
너무너무 어이없고 슬픈날도 있었다.

회사 일이 너무 버거운 날엔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역량이 고거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아서..
관계앞에 소심해지고 주눅드는 날엔
나는 이렇게도 관계에 서툴렀던가 하며
순간순간 엉성하고 못난 내가 힘들어 울었었다.

친구의 긴 구직활동 끝 취업 소식엔
나도 너무 기뻐 울었고,
너무나도 사랑하는 이를 갑자기 잃었을 땐
어안이 벙벙해서 눈물도 나지 않았더랬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았더랬다..



나는 지금 스스로 느끼기에
내 삶을 아주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다,

착한 일을 해야 인정받는게 아니란걸 알고
내 능력 밖의 일은 할 수 없다는것과
게다가 그 밖의 일은 기대도 하지 않는다는 것에
자유함을 느끼면서도 무언가 모를 무거움을
매일매일 마주하며 사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겨우겨우, 꾸역꾸역의 삶이 의미가 있는건
어떤 일이 있어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다는 것에 의의가 있으리라..

일의 성패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모습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나는 내 모습 그대로
내 삶을 살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올라오는 욕심은
가끔 나를 참 무섭게 한다, 불안하게도 하고-


부디,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할 수 있으며
소중한 사람과 내 한 몸을 책임질 수 있을만한
벌이와 마음의 넓이만큼만은 이룰 수 있길..


근데 갈수록 자신이 없어진다..^^;;
작고 작은 내가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서...


51점의 삶,
매일 그 삶에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라며..




겨울비가 내리던 어느 날,
가는 가을을 보내주며....

Posted by 이상한 나라의 엉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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