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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02 [이상한 나라의 엉뚱이] 또 다시 시작된 존버,

 

 

 

또 다시 시작된 존버*, (*나게 버티기의 줄임말)

 

 

2015년 6월, 지금 내가 마주한 가장 큰 문제, 가족.

그 문제에서는 직시하고 직면할 때마다 낑낑거리면서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5년정도 ADHD를 치료하고, 다루는 방법을 배워오면서

오로지, 나를 지킨다는 기준으로

가족들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살았었기 때문에..

이제와서 다시 살갑게 소통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사실, 그동안 가벼운 안부조차 묻지 않았고,

나 또한 집은 '여관' 삼아 잠만 자고 다녔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어색해져 버렸고,

나도 부모님도, 형제 그 누구도..

그 긴 시간의 공백을 쉬이 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다.. 며칠 전, 아버지의 환갑을 맞이해

컬러링 엽서를 만들어 편지를 써드렸다.

편지엔..

그동안 치료하면서 느꼈던 점들,

지금 내가 부모로부터 느끼는 부담감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보살펴 주셔서 감사한 마음까지..

가감없이, 조금은 직설적으로 담아냈다.

 

 

 

    

 

 

 

어쩌면,

부모에게 있어,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순간에, 나는 또 불효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생신 축하드린다는 말보단,

필터링 되지 않은 감정들을 그대로 전해버려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민낯으로 다가서는데엔..

이것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ADHD 배우고 이해하는 5년간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그 문제들이 '관계'안에 녹아져 나오고, 얽혀 있다는 것을 직시했을 때..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정면돌파 보다 더 적합한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동안, 늘 돌려서 말해왔고,

1:1의 문제를 1:2, 1:3의 문제로 불려오고,

그 과정에선 중간에서 더 힘들어지고, 문제를 더 크게 만들기만 했었다.

(중재자를 통해 해결하려고 했다지만, 일은 더 복잡해지고 오해만 생겼다.)

 

그래서 이젠 좀 투박하더라도..

나부터라도 있는 그대로 날 것의 것을 드러내어 전달해 보려고 한다.

(지금, 우리 가족은 서로의 눈치를 보느라 각자 너무 피곤한 상태니까..)

 

나이 서른에 좀 더 세련된 방법을 터득하지 못한 것이 조금 한스럽지만,

그래도 이렇게 훈련하는 것 말고는..

존버정신을 발휘하지 않고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이 밤, 다시.. 정신줄을 잡아본다.

어제, 울만큼 울었으니까.. 이젠 털어내야지.

 

 

 

 

Posted by 이상한 나라의 엉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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