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자존감이 낮았다.
바닥을 기어다니다 못해 지하로 구멍을 뚫고 나갈 정도였으니까. (하하)
그런데 오늘 공부하다가 알게됐다. 그 낮은 자존감은 습관에 의해 내가 강화시켰다는거.
어렸을 때부터 늘 이런 말을 듣고 자랐다.
"넌 참 끝까지 변덕스럽다."
"감정기복이 심해서 너랑 있기 힘들다."
"노력은 해봤어?"
변덕스러운, 의욕이 없는, 너무 예민한, 감정 기복이 심한, 다루기 힘들다는 말은
갈수록 나를 힘들게했고, 결국엔 스스로를 자책하고, 학대하기 시작했다.
* 학대: 나쁘게 또는 공정하지 못하게 취급당하는 것. 광범위하게 오해 받는 것. |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신체적인 학대, 심리적인 학대, 언어적인 학대..로 내 자아상은 왜곡됐고, 찌그러졌던 것이다.
p.50 (성인의 주의력결핍장애, 하나의학사) 심리적 학대는 한 사람의 기를 꺾고, 자신의 가치와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하는 사악하고, 침략적인 것입니다. 학대 당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내부에 잘못된 것이 있기 때문'에 학대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심리적인 학대는 그 자체가 교묘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가장 혼란스러운 형태의 학대로 종종 경험됩니다. ■ 언어적학대 p.51 (성인의 주의력결핍장애, 하나의학사) "멍청이" 또는 "얼간이"로 부르는 것은 사람에게 잘못된 정체성을 심어줍니다. 그 사람은 곧 자신에게 붙여진 그러한 라벨이 정확한 묘사라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라벨을 가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이것은 자기 암시라고 불립니다. |
치료를 시작했을 때, 나에게는 잘못된 naming으로 찌그러진 자아상을 회복하는게 가장 급선무였다.
그래서 더욱 더 확인하려고 했던 것 같다. '사랑받을만한지' '일을 잘 하는지' '존중받을만한지'
주위사람들을 괴롭혀가며.
그런데.... 그.렇.게. 확인받으면서도 나의 자아상을 제대로 세우는데 오랜시간이 걸렸던 것은
지속적으로 받았던 외부적인 학대를 예민하게 받아들임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내가 주는 학대가 갈수록 더 강화됐었기 때문이었나보다.
어린시절부터 자신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으로 학습을 받고 취급당합니다. 그래서 그는 실패하고, 또 실패했기 때문에 벌을 받습니다. 주의력결핍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자신에게 적합하고, 이득을 얻고 성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훈련을 받지 못합니다. 게다가 그들은 과민성으로 인해 다른 아이들보다 부모나 사회의 간섭을 더 예리하게 느낄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은 반응하게 되고, 어른들의 주의를 끌고 부정적인 재강화를 야기하는 상황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p.54-55 (성인의 주의력결핍장애, 하나의학사) 학대의 지속은 낮은 자존감, 업무 성취의 부족, 탐닉적인 행동과 같이 자신에 대한 학대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언어적 학대는 자기 신뢰감을 위축시킵니다. |
자아상의 변화, 찌그러져 버린 자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꾸물거림(반항, 을 빌미로 하는 학대를 그치고, 잦은 실패로 왔던 두려움을 깨치고
나를 새롭게 보는 눈을 가져야 하고, 또 그 눈을 적응시켜야 한다.
지금 이렇게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힘들게 했고, 또 나는 얼마나 스스로 힘들었던가.
새로운 자아상을 세워가면서 "이렇게 살아봐야 난 역시 남들보다 뒤쳐질 뿐이야." 라는 생각은 집어치우고(그래, 접어두고)
의지를 매일매일 새롭게 해야할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ㅠㅠㅠ)
이제, 내 스스로를 학대하는 일을 그만두려고 한다.
좀 서툴면 어떤가, 그리고 또 꾸물대면 좀 어떤가.. 그래도 나는 쓸만한 사람이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걍 그런거 접고서라도 나는 존재만으로도 사랑받을만하다는 걸..
매일.. 아니, 때때로 무너지려 할 때마다 심호흡하고 스스로를 사랑해주려고 한다. (쓰담쓰담.. ^ㅡ^)
사랑해주자, 나라도.. 나를 :)
시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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